fair travel
국경을 넘는 여행, 경계를 넘는 배움
-글로벌학교, 아시아를 만나다
1. 글로벌학교, 아시아와 접촉/접속하다 (올리브)
글로벌 학교에서 3학기의 시간을 보내고 수료한 올리브라고 합니다. 지금부터 글로벌 학교에서 경험하게 된 4번의 소통의 여행, 현장학습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첫 번째 현장학습은 라오스의 푸딘댕이라는 마을에서 진행되었습니다. 푸딘댕 마을은 생긴 지 얼마 안 된 신생 마을이었고 이 마을엔 생김새, 언어, 문화도 다 다른 세 부족이 모여 살고 있었습니다. 이런 환경으로 인해 세 부족은 오래도록 갈등을 빚어왔습니다. 푸딘댕 마을의 상황을 잘 알고 있던 티 아저씨는 십여 년 전 유기농 뽕잎 농장, 오가닉 팜을 만들었고 농장을 중심으로 스쿨버스(툭툭) 운행, 마을회관 설립, 방과 후 영어교실 운영 등 세 부족 간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한 활동들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오가닉 팜에 베이스 캠프를 튼 우리는 오전엔 흙집 짓기, 도서관 프로그램 만들기, 오후에는 영어교실, 클럽 활동 등을 함께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들이 참여한 오전의 흙집 짓기는 많이 어설펐고 오후의 영어교실은 ‘누가 누굴 가르쳐!’라는 생각이 들어 많이 민망했습니다. 그렇지만 비슷한 또래의 친구들과 말이 잘 안 통하는 상황에서 어설픈 라오어와 어설픈 영어를 써서 필사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려던 기억은 아직도 애틋하게 남아 있습니다. 그렇게 친구를 만들고 관계를 이어갔던 경험들은 저에겐 푸딘댕 이라는 곳에 마음을 쓸 수 있게 만들어 준 동기화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세계화의 약자들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시작된 두 번째 현장학습, 필리핀 두마게티의 씨엣섬 플랜테이션 농업을 하다가 지주에게 쫓겨난 일가를 만나다. 사탕수수 농장에서 지주는 중세의 왕과 같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린다. 하얀설탕과 농민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작은 성. 마을학교, 두마게티에서의 활동 세미나, 플랜테이션과 초국적 기업들에게 대항할 수 있는 방법 공정무역. 씨엣섬에서의 활동 집 짓기, 함께 놀기, 뭐 그런 식. 민폐 이야기 나옴. 우리가 할 수 잇는 일이 아무 것도 없다는 무력감 같은 곳에서 비롯된 단어라고 생각. 노의균 희망 이야기. 민폐의 이야기는 메솟 현장학습 전 어떻게 그들과 만날 것 인가 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짐.
2. 아시아로의 여행, 어떤 시선으로 시작할 것인가?(로이)
안녕하세요 저는 글로벌학교 5기 로이입니다. 저는 지난학기 현장학습에서 방문했던 방콕에위치한 에이즈 감염인들이 입원해있는 병원겸 고아원인 ‘mercy school‘에서 있었던 일들을 가지고 시선에 대해서 얘기 해보겠습니다. 우리는 그 고아원을 돌면서 입원해 있는 환자들과 아이들이 교육을 받고 있는 곳 들을 돌아 다녔습니다. 그때 환자들과 아이들을 보며 너무나 안타까워하는 한 분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과연 저것이 그들과 만나는 옳은 태도일까 라는 의문이 들었고 결국에는 일행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멀리서 나마 그 모습을 지켜 보기만 했습니다. ‘mercy school ‘ 둘러보기를 마친뒤 우리 일행은 그곳에서 회의를 했고 저는 그 안타까워 하시던 분에게 동물원 의 원숭이처럼 그들을 구경하러 온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씀 드렸고 그분은 오히려 적극적이지 못했었던 우리의 태도에 대해서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는 단지 한번 왔다 갈 사람이고 그분은 그 곳을 방문해왔고 앞으로도 방문하셔서 같이 일하실 분이셨기 때문에 당연히 그 사람들을 만나는 태도가 다를 수 밖엔 없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했고요.머시 스쿨을 방문하고 나서 만약 다시 그런 만남의 기회가 있다면 저는 마음이 가는대로 그 사람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3. 개인적자원에서 기여와 헌신으로(리사)
안녕하세요. 저는 글로벌학교 4기 죽돌 리사 입니다. 저는 태국과 버마 국경지대에 있는 난민촌을 두 차례 다녀왔으며 그때의 경험을 ‘자원’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8월에 태국으로 현장학습을 갈 때, 10대인 우리가 각자 2인 1조로 팀을 짜서 워크숍을 하면 어떨까? 라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럼 "나는 과연 어떤 워크숍을 진행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어요. 춤이나 체조처럼 쉽게 몸을 움직이면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글로벌을 들어오기 전 잠시 했던 뮤직 퍼포먼스 그룹 노리단에서 배웠던 ‘몸벌레’가 생각이 났어요. 그냥 가볍게 몸을 치며 리듬을 만드는 일종에 놀이였거든요. 하지만 워크숍 중간 중간에 우리가 만날 버마 난민들의 대한 이야기도 듣는 시간을 넣었으면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자서전과 연극을 취합 시켜, "Story by moving" 이라고 워크숍 이름을 지었습니다. 움직임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다는 취지에서요.
워크숍은 글로벌학교와 버마 난민들이 하나가 되어 함께 즐기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몸벌레와 연극을 통해 신나게 몸을 움직이며, 서로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며 하하 웃는 자리가 되기도 하고, 친구의 멋있고 색다른 모습에 우와 하며 감탄하는 자리가 되기도 했지요. 자서전 시간에는, 버마의 배경의 대해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토론을 하는 시간도 가졌지만, "제일 행복한 시간은 언제였는데?", "여기서는 생일파티 어떻게 하는데?", "너는 뭐를 좋아하는데?" 등등 서로에게 궁금했던 점이나 물어보고 싶었던 것을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이 워크숍은 나만의 워크숍이 아니라, 공동의 워크숍으로 인식되었고, 나만의 목표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함께한, 저에게는 뜻 깊은 프로젝트였습니다.
같이 갔던 글로벌의 죽돌 해피 같은 경우는 한국에서 마술을 배우던 친구였습니다. 해피는 영어를 잘 못하던 친구였지만, 인기가 엄청 많은 사람 중 한명이었어요. 말이 안 나와도 항상 벅찬 마음에 먼저 다가가서 해맑은 웃음으로 "Hello"라고 했고, 분위기가 어색해지면 옷 주머니를 뒤적여 카드를 꺼내 멋진 카드 마술을 보여줬지요.
저희는 이런 워크숍을 진행하는 것이 직업인 사람들이 아닙니다. 때문에 이런 워크숍을 완벽하게 진행할 수도 없고 영어를 잘 하지도 않습니다. 전문적인 강사나 통역가를 초대해서 그 분들이 직접 난민촌으로 와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은 이유는, 잘 못하더라도 직접 찾아와서 나와 함께 교류를 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만약 전문적인 사람들이 왔다면, 글로벌 학교와의 교류도, 함께하는 추억도 안 생겼을 걸요?
또 다른 사례가 있다면, 저는 호주에서 살다 왔기 때문에 영어를 능숙하게 할 수 있어서, 태국에서는 소통이 비교적 쉬울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허나, 오히려 저보다 영어를 잘 못하는 다른 친구의 말을 더 쉽게 알아듣는 것이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저는 호주에서 학교를 다녔으니, 호주식 발음과 단어들을 쓰게 되었고, 그래서 대부분의 영어를 잘 못하는 난민들은 빨리 발음하는 저의 말보다 쉽게 천천히 말을 하는 다른 친구들의 말을 더 잘 이해했습니다. 알고 보니 영어도 많은 종류의 영어가 있었지요. 그래서 그 이후로 공식적인 자리에서 길게 설명을 할 통역사가 필요하다면 눈치 있게 제가 달려갔고, 소규모의 그룹으로 있을 때 제가 하는 말을 못 알아들으면 다른 친구가 와서 쉬운 단어로 설명을 해줬지요. 어떻게 보면 이런 각자의 자원이 글로벌 학교 안에서 다같이 모여 서로에게도 도움이 되는 사례였던 것 같아요.
저에게 이런 여행은 생에 처음이었어요. 항상 글로벌에 오기 전에는 바다로 놀러 가고, 쇼핑을 하러 가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즐기고 싶은 것만 즐기는 여행이었지요. 현장학습을 통한 여행은 ‘봉사 활동’도 아니고 정말로 장소와 사람을 만나고, 장소와 사람 사이에 얽힌 스토리들을 들은 의미 있는 여행이었습니다.
4. 여행, 끝난게 끝난게 아니야. (민삼)
만남 그 자체에 의미를 둔 첫 번째 현장학습, 사람들을 어떻게 만나야 하는가 라는 고민을 가지고 가던 두 번째 현장학습 그리고 어떤 자원을 활용하고 나누고 배울 수 있을까했던 세 번째 현장학습을 거치며 계속해서 공유되던 화두는 현장학습에서의 배움, 경험을 어떻게 돌아온 서울에서 계속될 수 있을까 였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마무리를 맺었고 그것은 보이는 혹은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계속되고 있습니다.
5. 여행을 고민하고 선택하다. (여황)
저는 필리핀과 태국 두 번의 현장학습을 다녀왔습니다. 처음 필리핀 현장학습을 준비할 땐 그저 ‘만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버거웠던 것 같아요. 필리핀 현장학습에서 그곳 분들 지붕을 함께 올리는 활동이 있었는데, 워낙 몸 노동에 익숙하지 않은 도시의 아이들인지라 우리가 하는 작업은 실상 하나도 도움이 되지 않았고, 까딱하다간 집만 망쳐놓기 십상이었어요. 우리가 우리의 생각만큼 도움되는 존재들이 아니라고 느끼며 많은 아이들이 우리의 방문 자체가 민폐가 아닌가라는 생각들을 했습니다. 그래서 차라리 현장학습을 가는 것보다 그분들이 필요한 돈이나 물품을 보내는게 그분들에게 더 도움일 것 같다고 얘기하는 친구도 있었어요. 그리고 괜히 우리들의 학습을 위해서 그분들의 삶을 도구화시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렇게 현장학습을 다녀온 후 ‘우리가 현장학습을 왜 가는걸까’라는 고민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그 고민이 ‘그렇다면 가지말아야 하는가’ 라는 회의적인 결론으로 귀결되기 보다는 ‘그렇다면 어떻게 만나야 할까. 함께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으로 확장, 진전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첫 번째와는 변화된 고민과 태도를 안고 태국현장학습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몇 개의 프로그램을 준비해서 태국 메솟을 갔는데, 그곳 친구들이 우리보다 영어,게임,연극,축구 등 모두 너무 다 잘 하는거예요. 그걸 보면서 참..우리가 능력이 없구나. 가면 공부 열심히 해야겠다 우스갯소리로 모두 얘기했지만. 사실 그때 거기서 내 자원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던 것 같아요. ‘함께 나누자!’ 라고 갔지만 사실 내가 나눌만한 뭔가는 그리 많지 않고.. 사실 메솟에 있는 내내 그리고 다녀온 후에도 계속 언젠가 다시 오고싶다란 생각을하게 됐는데, 이번 현장학습에서는 ‘와~~마음을 나눠요’ 정도로도 충분했을지 모르지만 다음에 올 땐 뭔가 그 이상의 명분이 있어야 할 것 같은거예요. 그래서 정말 뼈저리게 느낀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 였어요.
여행을 잘 하려면 마음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 함께 나눌 수 있는 내 자원이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현장학습 일정이 끝나고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문득 ‘앞으로 나는 어떤 여행을 하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미 이렇게 즐겁고 교감이 있던 만남을 경험해버렸는데, 그냥 돈만 쓰고 오는 관광이나 풍경보고 사진만 찍어오는 배낭여행같은건 재미없을 것 같은거예요. 그래서 사람을 만나는 여행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라는 고민이 들었고 그에 대한 여러 가지 대답들을 오늘 기대하고 왔답니다.
6.십대, 여행을 기획하다(소라)
안녕하세요? 저는 글로벌 학교의 소라입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저희가 했던 서울투어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희는 지난 학기까지 해서 총 3번의 서울투어를 진행해왔습니다.
현장 학습들이 저희가 여행을 하는 것이라면 서울투어는 저희가 여행을 생산하는 것일겁니다. 그렇다면 왜 많고 많은 곳들 중 서울일까요? 우리나라는 요즘 국가적으로 서울을 관광지로 만들려고 하고 있습니다. 한강 르네상스나 다이나믹 코리아 같은 것들이 그 중 하나이죠.
하지만 그냥 껍데기만 삐까뻔쩍하게 만든다고 해서 그곳이 여행지로써 가치가 있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여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건 여행객들에게 어떤 경험을 안겨다 줄 수 있는지, 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그렇게 겉만 멋지게, 아니 결코 멋진 것도 아니지만 바꿔간다면 사람들은 뭘 보고 서울에 올까요? 그래도, 저희는 뭔가 이상하게 변해가고 있는 서울이지만 그래도 그 안에서 볼 것이 있고 새롭게 경험해볼게 있다고 생각해서 서울투어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저는 답사를 다니면서 창신동에 처음 갔을 때 신기했었어요. 서울은 그저 빌딩만 많고 삭막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뭔가 동네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이 있구나 싶었죠. 그리고 빈부격차 같은 것도 느꼈고, 미싱공장들을 보면서 아직도 이런일에 종사하는 분들이 있구나 라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서울성곽을 보며 옛 서울, 한양의 넓이를 처음으로 알았죠. 풍물시장을 보면서도 이런 분위기의 시장이 서울에 남아 있다는게 놀라웠고요. 정동길에 갔을 때도 마찬가지에요. 전 서울시청이 그런 근대식 건물이란 걸 처음으로 알았어요. 그리고 그게 곧 어린이 도서관으로 바뀌고 새로운 서울시정이 새워질 거라는 것도 서울투어 프로젝트를 하면서 알게됐죠. 이런 새로운 경험을 하며 저는 보물찾기를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서울의 높은 빌딩숲들 사이에 숨겨진 보물들을 찾는 느낌이었죠. 그래서 저는 저희 투어를 하는 여행객들에게도 이런 기분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이런 것들 뿐 아니라 남을 가이드 하면서 또 배우는 게 많았어요. 서로 만나기까지, 만나서 어떤 관계를 맺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게됐고, 말이 이어지지 않고 끊어질 때 그 공백이 얼마나 썰렁한지 느꼈고 또 같은 설명이라도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반응이 천차만별이란 것도 확실히 알았죠. 그리고 지금도 많이 그런데,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 하는 것을 제가 많이 부끄러워하거든요. 그게 완벽히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이드를 하면서 조금씩 연습되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아요.
이 이외에도 제가 아직 눈치 못 챈 효과들이 더 있을지, 그건 몰라요. 어쨌든 하면 무언가 새롭게 경험하는 게 있을 것이고, 그건 여행객들에게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쨌든 이런 이유들로 서울투어는 할 만하다! 라고 생각되었고 계속 할 예정입니다. 거기다가 하고 싶은 일, 그니까 서울투어 가이드를 하면서 먹고살기도 가능할까? 라는 생각에 최근엔 창업팀도 꾸려졌습니다. 아직 연습단계에 있긴 하지만요. 혹시 여기 오신 분들 중에서도 저희와 함께 서울투어를 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언제든지 연락주시면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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